홍준철    창원시립합창단 35회 연주회를 보고 2004/07/08
어느 도시가 새롭게 만들어진들 너저분한 서울보다 좋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지만 분당, 일산 등이 수도권에서 새롭게 탄생한 신천지라면 경상남도에서는 당연 창원을 꼽고 싶다. 박정희 정권 때에 외국의 도시를 벤치마킹하여 조성했다는 창원……. 녹지가 지천에 깔리고 탁 트인 도로, 부산 김해 공항까지 40분이면 도착하는 연계도로 등과 더불어 시청 옆에는  시립교향악단, 무용단, 합창단등이 상주해있는 <성산 아트홀>이 있다.

창원시립합창단은 1985년에 창단되었지만 본격적으로 프로합창단의 세계로 들어선 것은 안승태 지휘자의 부임부터라는 것을 쉽게 알수 있었다. 여성23, 남성22 총 45명의 단원이 무대에 섰다.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은 지휘자에 의해 성패가 판가름 난다>라는 말이 또 가슴에 박혔다. 이미 대구시립합창단을 국내 정상의 합창단으로 도약시킨 주인공 안승태지휘자는 취임 1년 정도밖에는 안된 창원시립을 상당수준 가꾸어 놓았고  몇 가지 단점들만 보완하면 다시 최고의 수준으로 커 갈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프로그램은 경남 창원지역의 전통 민요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 작품 <창원 강배 끄는 소리/김명표>, <게제 산아지 타령/김명표>, <나룻배/구자만>을 시작으로 브람스의 <집시의 노래>,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연주하였다. 특별히 <카르미나 부라나>는 이날 연주의 대표작 이였는데 총 25곡중 19곡을 발췌하여 2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첨가하였다. 이러한 편성은 지휘자의 꼼꼼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는데 작은 인원의 합창단으로 대곡을 무리 없이 연주하기위한 시도였으며 오케스트라 없이도 훌륭한 효과를 보고 있었다. 즉 화장기 지운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처럼 싱싱한 합창을 들을 수 있었다.  

젊은 단원들의 열심, 지휘자의 깔끔한 비트, 절제된 소토보체 아름다움이 창원시립합창단의 재산으로 보였다. 내 개인적으로는 <창원 강배 끄는 소리/김명표>에서는 거친 흙소리를 카르미나 부라나에서는 약간 오버된 감정의 포르테를 아쉬워하였지만..

창원 관중들의 태도도 칭찬 할만하다. 무료공연이어서 초등학생 손님이 제법 되었고 연주전에 중간 통로를 뛰어다니거나 소란스러웠는데 연주가 시작되니 의외로 무대에 집중을 해주었다. 곡과 곡사이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어 약간의 흐름을 끊기는 불안함도 있었지만 그 점은 클래식 인구의 저변확대가 늘어나면 자연히 해소될 문제이다. 다만 인터넷 예약, 극장 안내 인력 육성, 좌석권의 전산화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보였다.

답답한 서울에 다시 돌아와서 청정지역 창원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지방자치 이후에도 서울로 모든 것이 몰리는 현상은 막을 수 없어 전인구의 40%, 문화예술의 80%가 수도권 지역으로 왕창 몰려있는 마당에 지방의 예술단체의 육성을 통해 전 국민을 고르게 문화의 혜택을 보는 것은 경제의 분배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나는 창원시립합창단의 연주를 보면서 그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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