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강충모의 뒷모습 2004/07/03
어떻게든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부터 저녁 늦게 까지 기다렸다가라도 예술학교 2층에서 런닝머신을 한다.

저녁 11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 달리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무용원에서도 발레연습을 하느라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 마련이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한 프레이징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소리였다. 문뜩 그게 누구인지 알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무서운 사람 ! 하루에 4-5시간은 꼭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다.

12시가 넘어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그와 마주칠 때가있다. 온몸에 힘을 다빼고 겨우 집에갈 수 있는 기력만 남겨서 가는사람처럼 보였다.
얼마나 외로울까? 자신이 자신을 통제해야하는 자율의 제제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끝없는 구도의 길로 가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강충모만 그런 것은 아니다. 클라리넷의 오광호, 타악의 박광수 선생님들도 한없는 연습벌레다. 그들은 말한다. '연습을 안하면 근육이 풀려서 가진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게되요. 그러니 죽으나 사나 연습을 하는 겁니다. 숙명이지요. ’

연습은 무식할 정도로 해야하나보다. 자신이 연주할 음악이 혈관에 녹아 흐르도록 말이다. 그러니 효과적인 연습이라는 말은 대부분 게으고 실력없는 연주자들이 만들어 놓은 거짓말일 것이다. 안되면 될 때까지 반복을 지속하는 단순 무식함이 연습의 바른 길일터이다.  한번 더 악보를 본사람이,  한번더 소리를 내본사람이, 한번 더 팔을 저어본 사람이 잘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연습에 게을리하는 단체는 망한다. 이것은 진리이다.  세상의모든 일들도 다르지 않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뭐든 성취 할수 있으니 어찌보면 자기학대를 즐겨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일을 준비함에 있어 또 시행함에 있어 모든 내용들이 영혼까지 박히도록 반복의 고통을 이겨내야 할때가 있다. 살인적인 인내라고 우리는 표현하는 바 이 정도가 되면 사소한 행사라도 정신이 깃들고 예술에도 영혼이 교감되는 높은 단계의 경지가 열릴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야말로 이 사회가 그나마 조금씩 살만한 세상으로 바뀌는 일이요. 삶을 진실되게 사는 일일 것이다. 아름다우기 까지 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힘빠진 뒷모습은 그래서 초라해 보이지않는다.  강한 거장의 모습이며 한없이 아름다운 모습이된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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