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우리시대의 예술 2005/07/04


철(鐵)의 여인 미국 라이스 국무장관의 피아노 반주로 자선음악회를 열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마음이 따듯해진다. 행정자치부의 어느 국장님이 섹소폰을 배우기 시작하더니 10개월이 지난 어느 날 ‘ 서머 타임’을 환상적으로 불어재껴 좌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눈물나도록 멋있었다.  이런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위로 올라 갈수록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우리 대통령은 후보시절에는 기타치고 노래하시더니 요즘은 통 안하시나보다. 선거용이었다는 것을 겸허하게 고백하고 계신다. 멋없다.  

문화예술에 관한 관심이 사회 지도자 층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희박한 상태가 되는 것은 왜 그런 걸까? 원래 없는 분들만 그 자리에 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 자리에 가면 없어지는 것일까?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화성 덩어리나 맑고 고운 합창의 선율이나 청아한 대금 산조에 눈물이 날정도로 가슴 저미거나 발레나 현대무용을 좋아하는 마니아거나 본인이 판소리 한 자락은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뽑을 수 있다거나 바이엘이라도 좋으니 피아노를 치거나 음정이 안 맞아도 좋으니 트럼펫을 불거나 가곡 한곡을 부르려고 레슨을 받는다거나 소설이나 시를 쓰거나 목탄으로 크로키를 멋지게 그려내거나...... 뭐 좀 이런 것 좀 할줄 아는 높은 사람 좀 없나?

정치라는 것이, 경제라는 것이, 행정이라는 것이 사실 어른들이 하는 확대된 소꿉장난에 다름 아닌데 그마저 예술이 빠져있어 건조하다 못해 삭막하기까지 하다. 왠지 남과 대립해야 하고, 네가 죽어야 내가 살고, 너의 불행만이 나의 행복이 되는 끝 모를 투쟁의 대열에 서있게만 되는 것은 예술이 배제된 삶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느낌이다. 당연히 앞으로 다가 올 우리 시대에 나타나는 비극은 그 시작점이 예술이 없는 지도자에게서 기인 할 것만 같다. 무식하면 용감해지고 용감하면 무서울 것이 없지 않은가? 우리는 그런 지도자들의 횡포와 폭정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고 당해왔던가?.....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울 줄 도 알며,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야 지혜로운 이의 삶이라고 금강경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예술을 삶의 일부로 가지고 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상상해보라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한분은 피아노를 한분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이라든지 한분은 장구를 한분은 해금을 연주하는 모습이라든지..... 아니면 어느 장관이 합창단 단원으로 무대에서 지휘자에게 혼나면서 노래한다든지.... 생각만 해도 세상이 얼마나 살만한 세상으로 바뀌겠는가?

예술을 하는 마음은 예술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아름다움으로 삶의 선을 완성하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정치도 하고 회사도 꾸리고 나랏일을 돌보면 더없이 좋은 세상으로 다가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진짜로 대통령부터 기타를 배웠으면 좋겠다.

    


  전소영 그러게 바쁘셔서..일까요?ㅎㅎ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합창단 단원이라는 또다른 이름을 갖게 된 것이 얼마나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 매일 느끼고 있는데요.. 안타까워요~>.<     2011/05/06
   상주를 생각함. [2]  홍준철
   <사천성>과 <북경반점>  홍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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