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용대리 자두나무 2002/09/23
용대리 자두나무

원통에서 진부령으로 가다보면 백담사 입구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용대리라 부르는 곳입니다. 이 마 을  사람들은 주민들이 협의하여 도로 변 양쪽에 자두나무를 일부러 심었답니다. 그 이유는 많은 여행객들에게 무공해 자두를 맛보게 하려는 넉넉한 마음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따먹어 보았는데 시장에서 사먹는 자두의 모양도 아니고 볼품없고 벌레 먹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마을 사람들의 사랑이 새콤함에 녹아 있는 그런 자두입니다.  

하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여행객들의 욕심 때문에 자두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아이에 자루를 가지고 와서 익지도 않은 열매까지 몽땅 따려한다든지, 높이 있는 자두를 따려고 가지를 휘다가 부러뜨린다든지, 발로 나무를 계속 찬다든지.... 인간 탐욕의 끝이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묵었던 민박집 아주머니는 속이 많이 상하신 모양입니다. ' 오며 가며 갈증을 달래고 맛이나 보라고 한 것인데 왜 저리들 욕심을 내는 거여.....' 가끔씩 소리를 지르기도 하시고 그 때문에 아저씨와 말다툼을 하시고는 합니다. 아저씨는 ' 놔둬라 당신이 소리친다고 고쳐 질 것도 아니다. 왜 하루종일 신경질 내며 사느냐? 나중에 다 뽑아 버리면 될 것 아니냐 '고 합니다. 아주머니는 그래도 자두나무를 심은 원래의 목적을 포기하지 못하시는 표정입니다.  

우리네 삶에도 자두나무를 심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나마 사람이 살 수 있는 터전이 된 것은 분명 누군가의 고운 마음들을 모아 자두나무를 심고 있기 때문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이 길가에 자두나무를 심는 마음보다 결코 높은 이상이 아니라는 반성을  해보면서 마을사람들의 소박한 꿈들이 소박하게 이루어지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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