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츠지 마사유키의 고민과 와 홍준철의 고민 2004/01/26
동경에만 10,000여개의 합창단이 있는 합창의 왕국 일본에서 전일본 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까지 지낸 츠지 마사유키는 깊은 고민이 있었다. 일본 합창은 양적인 성장은 있었지만 도시 그런 풍성함에 <일본다움>이 얼만큼 녹아 있느냐를 물으면 별반 말할 것이 없는 점이 그 핵심이었다. 언어는 일본 말이되, 작곡자가 일본인이되, 다량의 작품집들이 서점에 가득하고 일본 합찬단이 즐겨 부르기는 하되 서양음악 흉내내기에 다름아닌 작품들만이 풍성한 것이다. 독창적인 - 예컨대 일본만이 가질 수 있는 본격적인 합창 작품이 없는 것에 대하여 안타까움이었다.

한국은 일본 만큼의 합창저변이나 운영의 방식, 문화의식은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한국다움>에 이름값을 하는 작품들이 작게라도 나오고 있는 편이다. 그만큼 한국은 음악의 토착화(Contextualization)에 대한 고민이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있어왔다. 김순남, 나운영, 윤이상, 이건용, 이문승, 문성모, 김대성 등으로 이어지는 작곡계가 그것이다. 즉 한국은 홍역을 한번 치룬 후이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의 합창계에 넓게 확산되지 못했다. 자국의 문화를 만드는 일이 언제나 아웃사이더 일이 되어버린 현실을 홍준철은 고민하고 있다.

한쪽은 드넓은 평야에서 한 걱정이고 한쪽은 작은 밭뙤기 앞에서의 걱정이다. 하지만  츠지 마사유키는 내심 한국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음도 알았다. 은유적으로 한국의 <열정>에 자신들은 못 미친다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그 열정은 일본에서는 찾기 어려운 한국 합창음악에 관한 열정이며 풍성한 감성의 세계이기도 하다.

츠지 마사유키는 2003년도 세상을 떠났다. <큰 별이 지고 말았다>고 일본인들은 애도했다. 하지만 <큰 고민을 하고있는 주체가 가고 말았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할 것이다. 남은 것은 홍준철의 고민이다.  저변이 약한 한국 축구처럼 직업합창단을 빼고나면 별반 자랑할만한 구석이 없는 척박한 토양, 그것도 서양음악으로 범벅을 해버린 합창계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Y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