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모짜르트에게 보내는 편지 2001/02/14
모차르트(1756-1791)에 보낸 편지  

56년생(300년 까고 )...... 살아있었으면 나보다 2살 많은 46살이 되었겠지만 이미 91년에 죽었으니 35살이라는 터무니없이 짧은 생애를 살다가 갔군요.

나는 당신이 천재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당신을 두고 [천상의 손님]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정의에도 동의합니다. 당신의 작품을 연주하면서도 참 괜찮은 작곡가이구나 하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위대한 신학자 <칼 바르트>나 그의 제자 <한스 큉>의 절대적인 찬사(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에도 일말 동의를 표합니다.

당신이 짤스부르크 대주교의 굴절된 권위와,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한 궁정생활에 철저히 심정적 반기를 든 것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냅니다. <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에 가입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이해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이해하려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 정도 실력에 그 정도의 배경이었으면 당시라 해도 잘나갈 수 있었을 텐데 어쩌자고 가난과 몰이해 속에서 젊은 나이에 죽어야 했나 하는 사실입니다. 내가 알기로는 당신은 얄미운 짓만 평생 골라서 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주변 친구들도 그러하고 사회적인 기득권자든 소외된 자이든 갈수록 당신을 가까이 하지 않은 점들을 당신은 알고있겠죠? 온 유럽이 떠들썩한 찬사 속에 데뷔했던 어린 시절이후 계속적인 추락으로 묻힌 곳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어도 많이 잃었다는 증거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당신은 몸만 땅에 있었을 뿐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은 미숙아로 남아 있었습니다. 엄청난 음악적 재능이 샘솟듯 솟아나는 사람이었지만 거만하고 남을 이해하거나 배려해주지 못하는 버릇없고 교양 없는 사람이었습니다.(후대 사람들이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영화에도 그렇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요즘 말로 말하면 <왕 재수>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마지막 2년 동안 토해내듯 작곡한 [마술피리], {돈 죠반니], [레퀴엠], [Ave verum corpus] 등 몇 백년이 지나서도 감탄하는 곡을 쓰고서도 인정을 못 받았던 것입니다.  
쾌락에 탐닉하고 자신의 몸이 병들어 가는 것을 알면서도 그 끈을 끊지 못해 던 당신을 연민합니다. 잘 살기가 어렵지 막살기는 쉽습니다.

당신의 작품에는 모든 것을 초월한 이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Idea(이상)가 도피적인 것이지 현실을 승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당신의 작품을 더 높이 평가하지 못하겠다면 화를 내시겠습니까?
나는 <당신>을 통해서 <나>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당신만큼 재능이 풍부하거나 음악적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맨 땅에 헤딩(이런 유형의 말은 이해 못하시겠군요)해서 조금씩 앞으로 가는 역사적으로 보면 무명으로 잊혀 갈 음악가입니다. 그러나 나는 땅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하늘을 보고있기는 하지만 흙을 뒤집어 쓴 채 땅속에서 하늘을 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심성의 사람이 당신의 작품을 연주하면 어떤 음악이 될까요? 시간 나시면 5월에 있을 대관식 미사곡 연주에 들리시지요...... 또 다른 당신의 음악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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