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이건용의 합창음악 201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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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의 합창음악

 

이건용 선생님의 합창음악은 좀 아리다. 가슴에 진한 자국을 쓱 하고 남긴다. 그 자국은 좀 아프고 슬프다. 그리고 이상하게 많이 행복하다. 첫 느낌이 그랬다.

 

시가 음악을 만나면 날개를 단다. 잘 만난 음악으로 시를 읊으면 시 하나가 맑은 물이 되어 빛이 난다. 이건용 선생님의 음악은 무리하지 않는다. 매우 기품이 있다. 그러나 가야할 목표로 꼭 간다. 더도 덜도 아닌 시만큼 간다. 음악으로 시를 가리지 않는 겸허함과 시가 가야할 지점까지 고스란히 같이 가는 의지 또한 참되게 발현된다. 하여 시를 갓 잡은 바다생선처럼 싱싱하고 팔딱거리게 만든다. 시가 가슴에 쿡하고 박혀서 사람을 전율케 하는 힘으로 다가온다. 음악의 굽이굽이가 시를 더욱 간절하게 만들고 우리의 영혼이 요동을 치며 우리가 그 시처럼 살아야 한다는 새로운 결심으로 태어나야 할 것만 같다.

 

시를 아는, 한국음악과 서양음악 어법을 관통하고 있는, 한국음악을 아끼는,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음악가이면서도 까칠함이 없는, 이성과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우리의 때가 고스란히 들어나는 거울 같은 음악을 만드는......,

 

이건용 선생님의 합창음악은 좀 아리다. 가슴에 진한 자국을 쓱 하고 남긴다. 그 자국은 좀 아프고 슬프다. 그리고 이상하게 많이 행복하다. 만난 지 30년 동안 그렇다.

 

<2012.11.2~3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 프로그램에 쓴글>

 



  이혜연 '아리다'의 번역이 쉽지 않았을듯하네요 ㅋㅋㅋ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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