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지휘자의 연봉 2015/05/05

지휘자의 연봉

  


항간에 15억이나 되는 한국 지휘자의 연봉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너무 많다 또는 적당하다 등 의견도 분분했습니다. 15억..... 대통령 월급보다 10배쯤 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서민은 로또가 두 번쯤 당첨되어야 얻을 수 있는 천문학적인 연봉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할 만큼 저는 이 연봉에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류현진, 커쇼, 메시가 받는 연봉에도 아무런 의의가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지금 우리 합창계와 종교계에 종사하는 음악가들의 사례입니다. 예컨대 보통의 합창단 지휘자와 교회 성가대의 지휘자, 찬불단의 지휘자의 연봉입니다. 또한 이들과 함께 일하는 반주자, 솔리스트, 기악연주자들의 사례에 말입니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 해볼까요?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긴 하지만요. 보통 합창단 그러니까 아마추어 합창단의 지휘자들은 구립합창단 지휘자가 월 100만원, 아마추어 합창단 지휘자가 30~ 100만원, 교회 지휘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반주자는 그보다 훨씬 적은 30~60만 원 정도이고 독창자는 30~50만원입니다. 연봉으로 치면 300~1,200만 원선 일겁니다. 몇 개를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정도가 되어버린 것인데요. 보험이나 연금, 의료보험 등의 4대 보험은 전혀 혜택이 없습니다. 대학 강사의 사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이리저리 몰리고 최소한의 삶을 위한 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사례를 주는 사람의 입장은 뭔가요? 일주일에 한두 번 나와서 음악을 하니 그렇다는 계산일 터이고 정식 월급은 다른 데에서 받고 음악은 부수적으로 하라는 심산일 터이고 그러니 교통비 정도 주면 된다는 것인데 오로지 그 수입이 자신의 삶을 위한 중요한 수입원이라는 점은 눈 꼭 감고 ‘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교회도 이런 점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 너 아니라도 이정도 금액에 할 사람 많다, 교회는 헌신과 신앙, 봉사지 왜 신자가 교회에서 돈돈 하느냐’라는 입장 아닌가요?

  


우리 사회가 음악과 음악가에게 대한 인식이 무지하기 짝이 없고 터무니없이 왜곡 되고 있는 결과라고 보여 집니다. 그저 돈 몇 푼주면 음악이 연주되는 오락거리 정도로 여기는 정도라는 것입니다. 경제, 경제만을 외칠 수밖에 없는 무식할 정도의 의식 수준이 예술을 바로 보지 못하고 홀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여 집니다.

  


한 국가가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우지 못하고 예술가를 대접해주지 못하는 사회는 후진국입니다. 어느 연주자가 잘하는 지 어떤 음악이 우리를 감동케 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을 주는지 알지 못하는 사회 지도자와 관료, 종교지도자들이 난무하는 한 우리는 후진국입니다. 서구의 모든 것을 선망하는 우리 사회가 왜 유럽과 미국의 교회가 음악가들을 존중하고 음악을 위해 헌신하고 살만큼의 연봉을 주는지는 배우지 않는 것일까요? 그들은 왜 엄청난 예산을 써가면서 음악가들을 존중하는 것일까요? 그들은 왜 보잘 것 없는 작은 음악회에도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는 사회적 관습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그들은 왜 알아듣기도 힘든 현대음악이나 전위음악을 들으려하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음악이,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영혼을 감동케 하고 치유하여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잘 먹고 잘 입고 편안한 잠자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인간의 무한대적 목마름을 채울 길이 음악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들을 줄 알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음악을, 예술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음악대학 나오고 합창만 해서 생활 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대학교수나 교사, 전문합창단원이나 지휘자도 그리 높은 연봉이 못됩니다. 그보다 못한 대학 강사들, 음악가들은 모양만 예술가요 실속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작은 돈이라도 예술의 대한 열정으로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낮은 수입에도 계속 예술을 하려는 예술가의 '열정'이 예술가에 대한 착취 구조로 이어졌다는 한스 애빙 교수의 주장은 바로 우리를 두고 한 말입니다.

  


합창지휘자에게도 억대 연봉자가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생각을 바꾸어서 스타 합창지휘자와 합창단을 키우고 세계적 실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키운 합창단은 지방의 문화를 크게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으로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적은 예산배정과 안전빵 행정으로는 한걸음도 앞으로 가지 못합니다. 창조 예술이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운을 만드는 것이 창조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합창단, 또 교회나 사찰의 지휘자, 반주자, 독창자, 기악연주자 들에 대한 대우도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현재의 두 배로 올려주십시오. 그래야 정말 최소한의 사례가 됩니다. 월 60~200만원 사이의 사례를 주십시오. 결코 많은 사례가 아닙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올려주십시오. 신앙을 전제로 헌신을 전제로 또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이유로 덤핑을 강요하는 것은 공공기관이나 종교기관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그건 당하는 입장에서는 현실과는 유리된 착취일 뿐입니다. 유럽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배 이상으로 대우하고 그만한 성과를 요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문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시작이라 보여 집니다.

  


하고 싶은 말을 오바마 대통령의 올해 시정 연설을 조금 고쳐서 해보겠습니다.

‘ 지금 2015년이고,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가난한 음악가들이 최소한의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 있는, 여전히 음악가들의 임금인상에 인색하신 분들께 이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음악가로 일하면서 일 년에 300~12,000만원이 안 되는 돈으로 학업을 이어가거나 집을 장만하거나 가족을 부양하며 음악에 매진 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면, 해보세요.(try it) ’

  


마지막으로 설치미술가 이우환의 외침이 이 사회의 외침이 되기를 그래서 가난한 음악가의 그 허접한 살림살이가 아주 조금 나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나는 늘 음악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람을 울리고 설레게 하잖아요. 음악은 저 깊은 곳과 연결되는 혼을 울리는 그런 게 있어요.’





  진윤수 아멘     2015/05/06
  김준우 프로야구, 축구, 농구 뿐만 아니라 프로 합창 리그도 만들어서 감독, 지휘자, 반주자, 단원들의 연봉경쟁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     2015/05/06
  차성호 국제시장 감독님께서 영화계 최초로 스텝전원 4대보험을 들어준 경우라면서 이야기 한게 기억이 나네요.

초기 투자비용은 증가하지만 대신 프로젝트가 끝난후에도 일정기간 보장을 받으니 스텝들이 신나게 촬영에 임했다는..

음악계에도 4대보험 적용은 시급한 일인듯 합니다.
    2015/05/07
   구자범을 만나다. [1]  홍준철
   4월  홍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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