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새해에는 2014/01/07
새해에는   

음악은 보이지 않는다. 보고도 믿지 못하는, 아니, 믿어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에 살면서도 보이지 않는 음악을 믿으며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설치 미술가 이우환은 " 나는 늘 음악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람을 울리고 설레게 하잖아요. 음악은 저 깊은 곳과 연결되는 혼을 울리는 그런 게 있어요. " 라고 신문 인터뷰에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음악은 시간속에서 소멸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간의 예술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연주된 음악은 완전히 사라지느냐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모든 것(invisibilium omnium), 예컨대 사랑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인간의 마음속에 퇴적층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음악도 인간의 혼 속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도 사라지지 않고 여린 파동의 잔재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방울의 물은 수증기로 비로 냇물로 강으로 바다로 다시 수증기로  순환하는 것처럼 음악도 그렇다고 믿고 싶다.
 
우리사회는 2013년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음악이 연주되었으며 내 생각대로라면 그것은 우리 주변에 미세한 파동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기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먹은 음식, 버린 쓰레기, 자동차 매연, 산업쓰레기 등이 결국은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우리가 연주한 음악들도 좋게 든 또는 나쁘게 든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슬쩍 겁이 난다. 내가 만든 음악이 혹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았을까 말이다. 왠지 음악은 위험물 취급인가 자격증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그래서 든다.

한국 합창계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또한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다. 그야말로 합창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엄청난 수의 전문합창단, 구립, 소년소녀, 시민합창단, 교회성가대, 찬불가 합창단, 학교, 지역 등등 왕성한 합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정도이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되는 것은 이들의 레퍼토리이다. 대부분 같은 색깔이다. 메시아를 필두로 한 유럽의 합창문헌, 미국에서 수입된 달작지근하고 듣기 좋은 합창문헌, 가요나 뮤지컬, 영화음악 등의 편곡과 안무를 버무려 만든 코믹무대 이 세가지가 전국적 레퍼토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좀 참신하고 남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합창단은 극히 드물다.
 
관객과 예술추구의 사이에서 연주자들은 방황한다. 열린 음악회 수준의 일반 관객들을 위해서는 잘 알려진 곡, 재미있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좁은 길이다. ‘ 관객과 예술추구의 사이’가 좁을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를 견지 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한다. 우리가 남긴 음악들이 후세대에게 물려주는 문화유산이 된다는 명백한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 먹기 좋다고 쉬운 것만 집어 들지 말아야 한다. 약은 좀 쓰지만 참고 먹어야 하는 것처럼 한국의 합창문화가 새롭게 만들어 질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도 필요할 때다.
 
올해도 많은 합창음악이 연주될 것이고 또 내 생각대로라면 그것이 파동으로 우리의 영혼에 또 주변에 영원히 머무를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짝퉁말고 우리의 것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한해의 시작이기를 소망한다. 당장 나부터 말이다.


  김미옥 올 한 해~어떤 각오로 음마에 임해야 할지~그 화두를 던져주셨네요~감사합니다~지휘자님~^^     2014/01/07
  양이룩 우와.... 좋은말씀감사합니다!     2014/01/08
  김지형 작년에 류건주의 합창음악 엄청 고생했지만 달콤했습니다ㆍᆢ
올해에도 좋은 경험이 잉태되길 바랍니다~^^*
    201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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