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5번 2008/10/16
 


오르간은 수십 가지의 개별 소리(스탑, 또는 레기스터라 함)가 나는 파이프가 수천 개가 있다. 이 수십 가지의 소리는 한 개씩 소리가 날수도 있고 섞어서 쓸 수도 있다. 10개의 스탑은 1,023가지의 조합을 할 수 있다. 이를 다양하게 배치하기 위하여 2-5개의 건반이 있으며 이도 모자라 다리 쪽에도 건반(pedal)이 있다. 즉 Organist는 눈으로는 3단짜리 복잡한 악보를 보면서 두 손과 두발을 모두 사용하고 공중에 뜬 자세로 연주를 한다. 또한 복잡한 버튼을 눌러야 하고 소리를 점점 크게, 또는 작게 내기위하여 Swell Box를 발로 열고 닫는다. 그래서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능숙한 비행기 조종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르간은 피아노처럼 세계 친다고 더 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누르고 있는 시간만큼만 소리가 날뿐이다. 하여 감정의 이입 방식이 피아노와는 사뭇 다르다.(둘 다 건반을 사용하지만 피아노는 줄을 해머로 때려서 소리 나는 타현악기이고 오르간은 관악기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오르간은 건반을 누르면 수평과 수직으로 연결된 긴 줄을 통해 파이프의 마개가 열리면서 소리가 난다. 이 긴(상당히 원시적인) 과정에도 연주자의 감정이 실리는 것은 아직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건반을 누르는 속도와 머무르는 시간 또한 연주의 빠르기, stop의 색깔에 기인 할 것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또한 Organist는 내공이 무척 긴 숨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추운 겨울 난방도 안 되는 오르간 앞에서 몇 시간씩 엉덩이 붙이고 연습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파이프오르간은 악기의 왕이라는 표현답게 거대하다. 그래서 악기 설치를 건물에 비유하여 Build라는 표현을 쓴다. 잘나가는 피아노는 바퀴 달아 움직이지만 파이프오르간은 움직이지 못한다. 기동성이 떨어진다. 있는 장소도 대구의 호텔로비에 하나있기는 하지만 파이프 오르간은 대부분 교회에 있는 악기이다. 유럽과 일본에는 연주장에도 많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영산아트홀, 세라믹홀, 세종문화회관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오르간이 예배와 교회음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소임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넓은 음악계의 입장으로 보면 좀 변방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멘델스죤이 연주용 악기로도 발전시키려는 많은 노력을 했었다.


Organist 박옥주는 멘델스죤의 정신을 지금 이곳에서 재현하고픈 연주자다. 하여 그는 교회음악과 전통적인 오르간 음악에 정통하면서도 세상의 모든 음악을 오르간으로 다시금 조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옥주가 그리는 오르간 세상’시리즈가 그러하다. 이번에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들고 나왔다. 유럽에서 몇몇 교향곡을 오르간으로 연주했다하고, 일본에서 신세계 교향곡을 오르간으로 연주 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오르간으로 연주한 경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박옥주는 이를 위해 full score를 보며 오르간으로 직접 편곡하였다. 오르간 연주자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긴 인고의 시간을 보냈음에 경의를 표한다.


오케스트라 곡을 오르간으로 연주하면 어떤 효과가 날까? 갖가지 소리의 색감을 지닌 오케스트라는 오르간과 같기는 하지만 80명 이상이 담당한 현과 관, 타악의 소리가 한사람이 연주하는 파이프 오르간으로 번역했을 때 분명 다르다. 어떤 점은 오케스트라가 좋을 것이요. 어떤 부분은 오르간이 더 좋을 수 있다. 그 다름이 귀에 익숙해진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기준을 삼아서는 편견이 되기 쉽다. 나름대로의 특성에 분명한 이유가 있고 예술성이 있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 볼 일이다. 예컨대 오르간 곡인 Bach의 Toccata d-minor를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것을 보면 오르간의 거대한 날카로움을 오케스트라는 담지 못하였지만 부드럽고 유연한 연주는 가능케 할 수 있었고 Organ to Orchestra가 그 나름으로 훌륭한 곡으로 재탄생되는 것처럼, 이번 연주가 세상의 모든 음악이 서로 장르를 넘나들며 차용하면서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진리아래 Orchestra to Organ의 장을 여는 계기는 충분 하다고, 그래서 그 의의를 높이 두고 싶은 것이다. 더구나 작곡자 자신의 운명을 이겨낸 인류의 명작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당찬 Organist 박옥주의 연주로 재탄생하는 11월12일을 참으로 기대 만빵으로 기다리는 이유이다.  

   



  강은수 베토벤 교향곡을 오르간으로....
좋은 생각이예요.
오르간곡을 심포니라고 부르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네요.
포괄적인 다이나믹과 다양한 음색의 가능성때문이겠지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기대합니다.

그런데 그날 연주는 베토벤교향곡 하나만 하는가요?
    2008/10/17
  홍준철 전반부에 오르간 문헌이 있습니다.     2008/10/17
  박옥주 만만한 작업이 아니더군요.. 오케스트라를 알아야하고 오르간으로 재현될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해결해야하고..계속되는 복잡한 생각속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속에서 고민하고...포기하고픈 맘 또한 컸읍니다. 아니..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연기하고 싶었읍니다..하지만 쓰라린 우여곡절꿑애,,다시 강행군을 하기로 맘 먹었읍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만큼 의미있는 준비와 연주일것입니다. 저에게도 청중에게도...힘을 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꼭 해내겠읍니다.     2008/10/19
  강영주 시련을 넘어 더욱더 멋진연주가 될듯합니다. ^^ 화이팅~@@     2008/10/21
  강은수 그럼요, 강행군하는밖에요..
역사는 그렇게 쓰여지는 것이지요
    2008/10/21
  홍완표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화이팅 입니다. 옥주샘.     2008/11/06
   지휘자를 위하여(서문) [7]  홍준철
   모차르트의 레퀴엠 연주를 준비하며 .... [2]  홍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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