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공연단체의 탄생과 성장 2008/10/27
 


많은 공연 단체들이 활동한다. 또 새로 시작한다. 10주년, 50주년을 자랑하기도 한다. 어느 단체는 그새 꼬리를 내리고 사라지기도 한다. 탄생과 성장과 소멸의 생물학적법칙이 고스란히 공연단체에도 적용된다. 성공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의 요건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즉 <이념>,<실력>,<기획>이다. ‘킹스 싱어즈’, ‘탈리스 스콜라스’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가리라.


<이념>은 구성원들을 묶어주는 정신적 접합을 제공한다. 종교, 장르, 봉사를 내세우는 이유가 그러하다. 예컨대 교회성가대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일반 음악단체라면 고음악, 창작곡, 현대음악, 재즈, 퓨전, 대중화 등, 분명한 목표점을 정해야 남과 다른 특징을 내세울 수 있고 구성원들이 자율의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 <실력>은 관객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여느 단체와 비슷한 색깔의 단체라면 더더욱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소리가 난다고 다 음악이라 할 수 없다. 영혼을 울릴 사랑이 배어난 소리가 필요하다. 높은 경지의 음악수준은 관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표를 사는 행위를 자극하고 어제와 내일을 잊고 음악을 듣겠다고 몰려오는 마법으로 작용한다. 제품이 훌륭하면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기획>은 단원의 구성과 연주활동을 매력 있는 일로 만들어 낸다. 실력을 디자인하고 포장한다. 또한 후원과 협찬을 얻고 모두가 행복한 길을 찾는다. 


두 번째 연주를 하는 Voce di Anima는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이다. 창단 연주는 시작으로 위안을 삼을 만한 것이라면 두 번째 연주는 좀 더 탄탄하게 준비한 것으로 안다.  또한 오늘 연주를 통해 세 가지 요건들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자리였으면 싶다. 우리에게 이념은 무엇인가?, 이시대의 사명은 무엇인가?, 목표한 실력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는가?, 다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우리는 행복한가?, 관객은 행복했는가? 등 혹여 그것이 ‘ the unanswered question / 대답 없는 질문 ’이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물음을 계속하는 과정 중에 훌륭한 전문음악단체로 발전하도록 소망한다.     


홍준철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 상임지휘자, 성공회대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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