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지휘자는 미인을 좋아 한다? 2008/11/17
 

지휘자는 미인을 좋아 한다?


오래전 합창단 오디션 때의 일이다. 그야말로 농염한 섹시 걸(?) 그 자체인 아가씨가 오디션을 보러왔다. 알토를 지원한 그녀가 대기실에 나타나자 총각단원들이 난리가 났다. 떼로 몰려와 무조건 뽑아야 한다고 나에게 압력을 넣었다. 뽑아만 주면 남성단원들이 열심히 나오겠다고 했다. 또 많은 남성들이 새 단원으로 들어올 것이라 했다. 별수 없이 나는 중간만 가면 뽑겠다고 약속을 덜컹 해버렸다. 그 아가씨는 정말 미인이었다. 그런데 정작 노래 실력은 형편없었다. 허스키에 음정도 불안하고 자유곡으로 부른 곡이 유행가였는데 조성(key)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흔들렸다. 악보를 처음보고 노래하는 초견(sight-singing) 실력은 아예 없었다. 열심히 할 사람도 아닌 듯싶었다. 이 정도를 합격시키면 전체 합창수준이 하향조정 되는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 


다른 심사위원(특히 여성임원들)의 표정은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슬쩍 꼬리를 내리고 심사결과지에 세모 표시를 하였다. 그래도 남성단원들과의 약속 때문에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이윽고 심사위원들이 모여 최후의 심판을 하는 시간이 왔다. ‘손’하면 합격에 찬성인 심사위원은 손을 들면 되고 반수가 넘으면 합격인 것이다. 나는 최소한의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손을 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손’을 내가 외쳤다. 침묵이 흐르고 아무도 들지 않았다. 나는 올리던 손으로 머리를 훔치며 ‘ 아무도 없군요... 그럼 불합격...!!’ 이후 한동안 남성단원들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래는 별로인 미인과 평범하지만 노래 잘하는 사람이 합창단에 있으면 처음엔 미인에게 호감이 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노래잘하는 사람이 훨씬 예뻐 보인다. 심리적으로 집단의 전문성을 높여주는 사람에게 호감도가 이동하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인 위치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노래하는 곳에서는 노래잘하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것이 당연하다. 무대 위에 서면 스타처럼 보이고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개똥참외 박지성이 축구 잘하고 열심히 하니 꽃미남 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미인이고 노래도 잘하고 열심히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 당근 감사헌금을 교회에 내야겠지......       




  유호근 열심히 감사헌금 내고 있습니다.....!!     2008/11/17
  강형준 그래도... 그래도... 이뿌면 다 용서가 되는데...그래도.. 그래도...Credo?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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