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책과 어미의 마음 200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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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어미의 마음

책을 하나냈다. 오랜 시간 쓴 합창지휘에 관한 전공분야의 전문서이다. 수 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 어떤 이는 몸으로 쓴 ‘육필서’라 말해주었다. 책을 내기 전에는 원고 작성하느라 , 교정보느라 힘들었는데 책을 내고나니 이젠 이놈의 책이 잘 팔리게 되기를 그리고 좋은 책이라 평가받고 싶은 욕심이 한없이 부글거린다. 누군가가 책을 사 들고 와 사인을 요구하면 박수를 치면서 키스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을 숨기느라 애먹는다. 큰 출판사가 아니라서 신문에 광고 낼 여력은 없고 내가 작성한 보도 자료를 보냈는데... 모두 시큰둥하다. 한 신문기자가 책을 보내 달라 해서 그 즉시 책상 앞까지 달려가 고개 숙이고 주었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그러니 인터넷에서 무지막지하게 퍼져가기만을 기다릴 뿐이고 내 책이 검색되기만을 고대하고, 컴퓨터 옆에 끼고 다리 떨면서 조바심을 낼 뿐이다.

책이 1,000권 팔리면 120만원 인세를 받는다. 10,000권이면 1,200만원, 10만권이면 1억2천이다. 책상위에 앉아서는 대박이 아주 쉽게 날것만 같은 착각 속에 산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천권 다 팔고 재판만 찍어도 성공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전문 서적은 그 수요도 많지 않고 종류도 많고 비슷비슷해서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는 고사하고 ‘실핏줄 셀러’만 되어도 다행인 것이다. 처음부터 계산이 잘못 된 것이다. 전국에 매년 20만 수험생이 있고 번갈아 수요를 창출하는 ‘수학 정석’같은 책을 써야지 총원 만 명도 안 되는 합창지휘계에서 책을 썼으니 이게 대박나기는 일찌감치 물 건너 간 것이다. 그런데도 희망이 버려지지 않는다. 아니 버릴 수 없다. 결코...

살아남아야 할 텐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고 좋은 책이라는 입소문을 달고 쭉쭉 퍼져나가야 할 텐데.... 각 대학 교재로도 사용되고 참고 필독서로 되었으면 좋겠는데 ... 여자가 산고 끝에 아기를 낳아도 평생을 돌봐주어야 하는 어미처럼 책을 낸 저자의 마음도 꼭 그렇다. 책의 입장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좋은 책이면 전국 도서관에서 초판 5,000권은 사준다하던데 ...명저가 나라 잘못만나고 부모 잘못만나 대접 못 받고 고생을 한다. 세상의 모든 저자들과 세상의 모든 작곡가의 마음과 세상의 어미의 마음이 절절히 이해가 된다.

서점에 갈 때 마다 때마다 내 책이 잘 꽂혀있나 보게 된다. 배치된 자리가 쉽게 눈에 띄는지도 살핀다. 책은 보통 2권씩 꽂는데 1권이 꽂혀있으면 ‘ 오늘 한권 팔렸군’ 한다. 누군가 내 책을 빼어 들고 살피는 것 것을 보면 ‘ 그래그래... 현명한 선택이야 ...... 결심해 ! 어서 계산대로 가라고!!......’기를 불어 넣지만 슬며시 도로 꽂고 가는 뒷모습에 하늘이 무너져 망연자실 할 뿐이다. ‘저런 시베리아 신발!! ㅠㅠㅠㅠㅠ’

시집간 딸아이가 밥은 먹었는지, 애는 잘 키우는지, 서방하고는 안 싸웠는지 궁굼하고 또 걱정되어 안절부절 하다가 급기야 때 아닌 김치 담가 딸집 가는 것처럼……. 나는 오늘도 꽁무니가 간질간질... 내 자식들이 있는 서점에 가고 싶다.



  고유진 ㅎㅎㅎ 작가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군요. 입소문을 어떻게 내야 하나.. 저도 고민해보겠습니다.     2009/02/23
  강형준 합창사모 홈피에 선생님 책이 배너광고에 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더랬어요. 반갑기도 하구요. 우리모두 이런 배너광고 볼 때마다 한 번 씩 지그시 눌러보아요.     2009/02/23
  이승원 저도 여유가 되면 꼭 그책을 살예정입니다. 많이 배우고 싶고 합창단에 계속남고 싶습니다. 많이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2009/02/25
  신명순 승원님..구입후 작가에게 가져오시면 싸인도 해드린답니다..^^     2009/02/26
  임은아 책도 구입하고, 샘 싸인도 받고 싶은데..어찌해야하나요? 알려주세요..     2009/03/06
  홍준철 인터넷 검색하면 쫙.. 나옵니다. 구매후 한번 들러주셔요.     2009/03/07
  이효선 간절한 어미의 심정에 동했나?!!!대학 도서관에 2권 신청해 놨습니다.(성공회 아님) 신청중이라고 하더군요~아는 동생이 사서로 있는 대학에도 신청해볼까 생각만하고있습니다. 전화하기가 여간 쑥쓰러워서..     2009/03/10
  양정아 홍준철 지휘자님 책 너무 좋아요^^ 글도 훌륭하시고~ 제가 책을 다 읽은 다음 알라딘 리뷰란에 자알 올리겠습니다.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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