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건강한 합창단 201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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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합창단

우리나라 합창단 구성을 보면 교회에서 부터 지방자치단체, 학교 일반 시민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고 그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자고나면 생겨나는 게 합창단이 아닐까 할 정도다. 합하세라는 카페에 단원모집 공고를 보면 밤하늘의 별의 수만큼 합창단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합창단 중에 어떤 합창단이 건강한 합창단일까? 지원 빵빵한 전문합창단이나 지자체 합창단일까? 아니면 기업이나 학교, 종교합창단? 아니면 오로지 맨땅에 헤딩하며 단원회비로만 운영되는 시민 합창단일까?

답은 이미 알고 있을 것 같다. 시민합창단이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럴까? 몇 십 억의 예산의 전문합창단보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합창단보다, 기업이나 종교단체가 지원하는 합창단보다 예산도 없고 단원 중에는 음치도 있고 출석률 때문에 애를 태우는 시민합창단이 무슨 이유로 건강하다는 것인가? 거의 괴변 수준 아닌가?

괴변 아니다. 우리나라 합창계 속살을 들어다 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우선 보편적인 시민합창단의 장점을 보자.

1. 아무도 간섭할 수 없다. 오로지 지휘자와 단원 스스로의 결정이 우선시 된다. 모든 연주회의 참가도 스스로 결정한다. 이점은 정말 환상적이다.

2. 단원들은 음악이 좋아서 또는 음악에 미쳐서 합창을 하며 자부심도 대단하다. 회비를 내어 합창단 모든 운영을 책임진다. 한국에서는 5만원의 월 회비를 내는 합창단도 있으며 이웃 일본의 좀 한다하는 합창단은 20~30만원의 월 회비를 낸다.

3. 각계각층의 인재들이 모여 있다. 음악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이 총동원 된다. 음악인, 주부, 교사, 의사, 약사, 간호사, 공무원, 자영업, 대기업 사원, 디자이너, IT산업, 법조인, 출판사 직원, 목회자, 백수, 학생.... 그러니 무슨 일이든 전문가가 있게 마련이며 시간만 낸다면 스스로 다 할 수 있다.

4.지휘자는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오랜 동안 지휘를 할 수 있다. 10년, 20년, 아니 단원들이 쫒아내지 않는 한 평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지휘자가 품은 모든 음악적 이상과 독특한 색깔이 만들어진다.

물론 단점도 있다. 모래알처럼 모였다가 이념이나 목적이 분명치 않아서 굳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작은 불화 하나가 통제되지 못해서 커지고 바람에 흩어지듯 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예산을 구하지 못해서 단원들의 부담만 커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합창의 조건은 없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일에 스스로를 두고 싶어 한다. 그것이 타인과 자신이 다르다는 차별성과 희소성이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의무가 아니라 자유를 만끽하는 합창단은 계기만 주어지면 괴력을 발휘한다. 그게 바로 예술을 키우는 물이 되는 것이고 음악계 나이테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의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러분의 합창단은 앞에서 열거한 네 가지의 힘이 있는가? 자유, 자부심, 인재, 존경하는 음악진말이다.

단원의 의식이 변해야 합창의 풍토도 건강하게 변한다. 비빌 언덕과 든든한 배경을 너무 기대하지 말라. 오로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면서 하고 싶은 합창, 독특한 색깔의 합창을 만들겠다고 덤벼들어라. 사막에서 꽃을 피운다는 마음으로,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돌격을 하는 낭만으로 그 아름다움으로 합창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음악은 현실을 떠나는 것이다. 나를 좀 더 높은 미적세계로 이동시키는 일이다. 그곳에서 한없는 아름다운 경험과 자유와 평화를 느끼며 다시 현실로 돌아와 세상을 사는 힘이 부쩍 커진 자신을 발견하려고 음악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도피가 아니라 씻음(정화)이라고 하는 것이다.

현실 보다는 자신들만의 꿈을 쫒아가는 합창단...., 건강한 합창단은 그런 합창단이다.


  최경은 네.. 고통과 고난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환상적인 경험을 주는 그런 합창단..음마가 유일할거 같네요..ㅎㅎㅎ 모두들 고생이 많지만 잘 견디어서 꽃피워봐요~~음마 화이팅~~     2014/04/02
  김지형 사실... 후원약정서를 단원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하면서..
1. 떳떳하지 못함 (내가 전 총무님처럼 능력이 있었으면..)
2. 미안함
등으로 오늘도 착잡한 기분이 들었네요..
아직도 결론이 명확하게 나진 않았지만.. 이글 좀더 음미해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2014/04/02
  장길순 90년대 활동을 시작하여 2000년대 초까지 음마에 몸담고 있다가 최근 다시 들어온 사람으로서 음마의 위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이 정도면 홍선생님이야 오죽했겠나싶네요.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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