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피아노는 나의 목자 2008/05/14
 


성가대에서도 그렇고 좀 한다는 합창단에서도 스스로 음정을 못 잡고 피아노 소리를 듣거나 옆 사람의 소리를 듣고 0.01초 만에 따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류는 감각기관이 매우 발전하여 악기나 타인의 소리를 훔쳐 자신의 소리로 만드는 것인데 언뜻 들으면 구분이 안갈 정도로 빠르다. 완벽한 위장술인데 웬만한 합창단에서는 다 통한다. 누구도 이런 사람이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피아노는 나의 목자로 삼고 노래하는 사람은 피아노 없으면 즉각 시체가 된다. 특별히 무반주곡을 하면 완전 무너진다. 즉시 옆에 사람에게 기대보지만 그 사람도 같은 ‘ 피아노는 나의 목자’과(科)인 사람이면 집단으로 사경을  헤매는 결과를 낳는다. 운 좋아 노래잘하는 사람 옆에 앉으면 자신이 부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옆 사람을 따라하니 할 때는 옆 사람 소리가 자기 소리인줄 착각하고 행복해 하다가도 그 사람 없으면 입도 뻥긋 못하는 비참한 나락으로 주저 않기 마련이다.


물론 음악은 모방의 수련과정을 거치기는 하지만 이건 정말 수련기일 따름이다. 평생을 ‘목자’를 찾아다니는 형편이라면 뿌리 없이 방랑하는 나그네 신세다. 그 모든 음악을 다 외우려 들고 새로운 악보들 들이대면 사색이 된다. 나는 이런 부류를 ‘ 음악적 신민지 백성’이라 부른다.


중급이상의 합창을 하려면 이런 과가 많으면 곤란하다. 절대로 얼렁뚱땅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이 낸 음정에 슬쩍 곁다리 붙는 방법은 전체가 정확한 음정을 내는 데에 방해가 되며 한 번에 나오지 않으니 음악도 선명하지 않고 뿌옇게 얼룩이 지기마련이다. 더군다나 자기 스스로 음정이나 노래를 만들지 못하고 늘 목자를 찾아 다녀야 하는 처량한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니 그것도 불행이다. 이점은 아마추어라 해서 예외일 순 없다.


악보를 읽고 음정을 내는 방법은 사실 그 원칙만 어느 정도 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음정이야 많아야 12개이고 리듬이야 그 기본이 몇 개 되지 않는다. 또한 조성(Key)도 7개 정도만 익히면 나머지는 같은 방식이어서 자동 빵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같이 처음이 어렵지 알고 나면 매번 똑같은 행위의 반복인 것처럼 악보를 보는 기술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런 기술이 아니라 조금만 인내하면 얻을 수 있는 단순 기능이다.


여러분은 음악에 있어서 ‘ 피아노는 나의 목자’를 외치는 부류인가? 아닌가? 만약 부끄럽게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독립운동을 해보시라. 한 6개월 고생하면 독립된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지휘자의 눈치나 실실 보는 그 치욕에서 벋어나시라. 지휘자는 단원들이 악보 못 보는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꼼짝 못하게 만드는 고약한 버릇을 가지고 있는 족속들인지라 독립운동 안하면 평생 피곤할 뿐이다. 시창공부 6개월하고 훌륭한 단원 대접받으며 폼 나게 해보시라. 음악이 전공자들만을 위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의 음악이니 누구나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지, 피아노가 결코 나의 목자는 아니다



  반쭈~짱~ 그럼...내가 목자?ㅋㅋ  x  20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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