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음악의 마음 201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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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마음

 

음악은 도도하고 까탈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웬 만큼의 재능과 정성으로는 도무지 음악 하는 사람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혼신의 힘을 쏟아서 오랜 시간 달려들어야 겨우 작고 작은 기쁨 조각 하나 덜렁 줄뿐입니다. 그것도 오늘 주었다고 내일도 거저주지 않습니다. 아니, 지금 주었다고 조금 후에도 주는 것이 아닐 정도로 야박스럽습니다. 순간순간 똑같은 정성을 다해야 얻을까 말까합니다. 음악 하는 사람이 이거야 치사해서 못해먹겠다 하는 순간 음악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매력 있으나 참으로 힘든 상대입니다.

 

연구와 분석으로는 음악을 알 수는 있어도 그 품에 안기지 못합니다. 반대로 뜨거운 감성으로 돌격해보지만 어림 반 푼어치도 없습니다. 기술 없이 달려들었다가는 초장에 박살나고 맙니다. 음악은 어찌 그리 난공불락의 성곽처럼 거대하게 버티고 있는 것일까요. 그 마음은 무엇이고 어찌해야 얻을 수 있는 마음인가요?

 

저는 사실 음악의 마음이 그렇게 도도하거나 콧대 높은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음악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또 먼 곳에 있지도 않습니다. 복잡하게 여겨서 다른 곳을 헤맨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의 마음은 거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깨끗한 거울말입니다. 오목거울 볼록거울처럼 길게도 만들고 뚱뚱하게도 만드는 과장을 하지 않는 평면거울말입니다. 내가 가진 재능만큼, 내가 쏟은 정성만큼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절대로 줄이거나 확대하지 않습니다. 가끔씩 줄거나 늘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개별적이고 사적인 시시한 감정 같습니다. 그러니 때 묻은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서면 그대로 때가 들어나는 것이요, 아름다운 모습이면 그 아름다움을 투영하는 지극히 근원적입니다. 순간적이고 시간적입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만 거울은 반응하고 맙니다.

 

이렇게 음악의 마음을 거울이라고 생각해보면 음악의 마음은 사실 바로 라는 진리에 이르게 됩니다. 만들어진 음악의 모습이 바로 나인 것입니다. 내가 남들 앞에서 뻐기려고 음악을 하면 음악은 건방을 떨 뿐이고, 대충 연습하고 연주하면 부실이 범벅된 누더기 연주가 되며, 사랑을 담지 않으면 건조하고 죽은 음악이 됩니다. 관객은 그것을 귀신 같이 압니다. 음악은 결코 그 어느 순간도 나를 뛰어넘지 못하는 바로 나로 정직하게 존재합니다.

 

그러니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것이 음악이 아니라 실상은 바로 입니다. 바로 내가 음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음악의 마음을 보려면 내 자신의 마음을 보면 보입니다. 음악가는 구도자이어야 한다는 제 표현은 이 때문입니다.

 



  전소영 전 요즘 화요일 연습때마다 일주일동안 마냥 쉰 모습이 짜잔 나와서 민망합니다ㅠㅠ 음악이 이렇게 꾸밈이 없다니 그만 좀 놀고 노래연습 해야겠어요..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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