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순대국밥 예찬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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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대국밥 예찬

 

50이 넘도록 엄마 젖에서부터 시작해서 무수히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 왔는데 지금쯤 나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 단 한 가지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순대국밥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미식가는 아니다. 밥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정도로만 여기고 있는 멋대가리 없는 미각의 소유자요 술은 그저 소주만 아는 사람이지만 서울의 순대국밥 집들은 꽤 많이 순례하였고 어디는 몇 점 어디는 몇 점이라고 점수도 매겨본 적도 있다. 그만큼 순대국밥은 내게는 최고의 음식이다. 음식을 판단하는 나 나름대로의 기준은 3가지가 있다. 우선 싸야한다. 그리고 맛나야 하고 영양이 많은 음식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순대국밥은 이 3가지 기준에 딱 들어맞는다.

 

개인적인 것이지만 최고로 치는 순대국밥집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편 화목 순대국밥집이다. 이 집 숙대국밥은 꼬리꼬리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비유가 약한 여성 동지들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나도 처음엔 그 꼬리꼬리한 냄새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를 꺼려했는데 이런 것들을 해결한 소위 강남용 순대국밥을 많이 먹어 보고나니 도리어 그 꼬리꼬리함이 매력 있어진다. 그 느낌은 우리네 삶의 내음이요 깊은 여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집도 허름하고 인테리어? 그런 건 없다. 오로지 순대국밥하나로 승부하는 하는 조촐함과 주방과 음식을 내는 아주머니들의 소박함이 이집의 장점이다. 맛은 다른 어떤 곳과도 다른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을 낸다.

 

순대는 몽골의 칭기즈칸이 정복 전쟁을 하면서 전투 식량으로 돼지 창자에다 쌀과 채소를 섞어 말리거나 냉동시켜 지니기 편리하게 만든 데서 유래하였다고 하지만 우리 민족은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민족이 아닌 대가족 농경사회였으니 고기가 부족한 시절에 국으로 끓여 온가족이 나누어 먹은 음식이다. 영양가도 많고 소화에도 좋으니 비록 좀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 또한 이 음식의 특징이 될 것이다.

 

내가 순대국밥을 먹는 방법은 이러하다. 나는 무조건 새우젓 작은 접시를 순대국밥에 털어 넣는다. 그리고는 휘휘 저은 다음 빈속에 소주를 곁들여 먹는다. 내장고기, 순대도 하나씩 건져 먹기도 하며 깍두기가 잘 익었으면 반쯤 먹다가 깍두기를 다시 붓고 저어 먹는다. 내장고기와 순대, 육수,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새우젓이 양념장과 어우러지는 그 맛은 주머니 두둑하지 못한 서민에게는 최대의 행복한 밥상이요. 한잔 술과 함께하면 그야말로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밥 안주가 된다.

 

나는 음악도 순대국밥 정신으로 하고 싶다. 그리 찬란해 보이지는 않지만 음악과 우리들의 잘잘한 이야기가 가득한 합창음악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음악이 자꾸 소수 엘리트층의 전유물로 이동하면 이 나라의 음악에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국민 대다수가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며 음악가도 지구별 밖에서 온 스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는 언니, 오빠, 동생, 이웃집 아저씨......, 등등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변 이웃과 그 음악을 나누고 그 자체가 삶이 되어지는 사회가 이 골목 저 골목에 있어야 마땅한 일이며 또 이런 음악이 결국엔 세계 속으로 퍼져 나아가는 자연스러운 소통도 꿈꾼다. 그냥 우리 삶에 필요한 그릇들을 정성들여 만들다 보니 고려청자 되고 조선백자 되듯이 말이다. 이렇게 민초들의 삶까지 뿌리를 박고 자양분을 받아야 비로써 튼튼한 문화민족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순대국밥....., 나는 그 맛에서 앞으로의 한국에 있어야할, 꽃피워야할 음악을 느끼고 있다.

 



  김본 선생님...저도 순대국밥 좋아합니다. 나중에 선생님과 순대국밥 같이 나눌 수 있을 날을 기대합니당^^     2012/02/23
  김경희 선생님과 순대국밥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     2012/02/24
  전소영 순대국밥같은 음악이라니 멋져요~~
선생님 담번 뒷풀이는 순대국밥에 이슬로 우히히
    2012/02/24
  배영학 샌님.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들어와서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순대국밥 먹으로 가야겠습니다. //
추신) 건강하게 잘 계시죠??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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